반응형

지난해 정월이 아니었던가 합니다. 저녁때가 되어 외출준비를 하는데 난데없이 춘천에서 낯선 젊은이가 필자를 찾아왔다.

약혼녀가 원인불명의 고열로 여러 달 동안 앓았는데 병원에서의 이야기가 아무래도 백혈병 같다고 서울의 큰 병원에 입원을 시키라고 해서 데리고 왔는데 온 날이 바로 토요일이어서 서울대학병원은 입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럴 처지가 못되어서 필자를 찾아 왔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퍽이나 딱한 경우였다.

하는 수 없이 필자는 외출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환자가 임시로 들어있는 서울대학병원 근처에 있는 한의원으로 달려갔다. 만나보니 한자는 몹시 쇠약해 있었고, 이대로 며칠만 손을 안 쓰면 목숨도 보장하기 어려운 경우였다.

우선 영사를 해보니 빙의된 것이 분명했습니다.

"혹시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원 아닙니까7"

"맞습니다만‥‥"

"얼마전에 죽은 백혈병 환자를 다룬 일이 없었던가요?"

"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요즘은 그 환자의 얼굴이 자꾸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그 영혼이 아가씨를 의지해서 들어온게 분명합니다."

필자가 시술을 하니 놀랍게도 체온이 금시 정상이었습니다.

"머리가 맑아지는군요. 지금은 아무 데도 아픈 데가 없습니다."

"하여튼 내일 아침 식사 들지말고 연구원으로 오십시오. 이 경우는 제령을 해야 되니까요."

하고 필자는 돌아왔다.

다음날 아침 연구원으로 찾아온 환자를 제령을 해서 돌려 보냈다.

그런데 그날 저녁 갑자기 필자 자신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고열이 저는 증세가 꼭 백혈병 증세와 같았다. 역시 진동수를 미리 복용 안시키고 대뜸 체질개선 시술을 한 것이 잘못이었구나 뉘우쳤을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남을 고쳐주고 필자가 대신 죽게 된 셈이었습니다. 옴진동을 통해 몸안에 축적된 가스를 빼어 보려고 했으나 평소와 같이 진동옴이 나오지 않았다. 남의 중병이 자기 자신의 감기보다 못하다고 한 속담의 뜻을 뼈아프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몇년에 걸쳐서 수천명의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을 체질개선을 통하여 완쾌시켜준 것이 모두 거짓말 같기만 했다 죽을 사람을 일정한 수속을 밟지 않고 살려 주었기에 대신 필자가 죽게 된 것이구나 하고 깨닫는 동시에 아침에 시술받은 백혈병 환자는 완쾌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복잡한 감회에 사로잡혀 있는데 아내가 대뜸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여보 녹음 테이프로 시술을 해보는게 어떨까요? 진동수 만드는 녹음 테이프로 말이예요."

필자는 그 말에 귀가 번쩍 띄었습니다.

대야에 물을 떠 가져오게 하고 우선 진동옴을 쪼인 뒤, 두꺼운 타올을 진동수에 적셔서 이마 위에 올려 놓고 아내에게 녹음기를 들고 그 위로 다시 옴 진동을 일으키게 했습니다.

아내가 녹음기를 진동시킨 순간이었습니다. 필자는 정신이 앗질해지면서 깊은 땅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가졌다.

다음 순간 이마를 만져보니 조금 전까지의 고열이 싹 가시고 머리도 개운했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